코트 카드들은 인물, 상황, 성향, 사건, 의미(키워드 자체)를 동시에 적용하고, 이 중 가장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취사 선택해(그렇다고 오로지 하나의 용례로만 쓰지는 않는다) 해석해야 한다. 이런 응용에 익숙해지면 결국 위의 모든 조건이 대부분 적용되거나 결국 하나의 의미 또는 하나의 결론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. (8쪽)
코트 카드는 다각적으로 해석해도 카드 자체의 중추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각각의 시각/시점/관점을 풍부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고, 이로써 더욱 정확한 해석으로 나아갈 수 있다.
이와 같이 하나의 관점만을 고집하지 않고 전체적인 해석을 진행한 뒤 각 해석이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를 강화하며, 그 강화된 의미가 카드의 중추 키워드와 합치되는지 분석한다면 코트 카드 16장을 더 쉽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. (10쪽)
Np가 나온 배열이 있다고 가정하자. 이때 카드의 기본 의미는 ‘현상 유지’이기에 최소한 동년배와 비교했을 때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.
그러나 취업한 적 없는 30대의 질문에서 이 카드가 나왔다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. 설령 긍정적으로 해석하더라도 본인의 노력보다 다른 사람(가족 또는 후원자)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으며, 목표를 향해 느리게 나아가는 사람/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.
이와 달리, 대학 입시생이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향후의 성적 향상 여부를 질문할 때 Kp가 나왔다고 상상해보자. 이를 이미 대학 입학에 성공했다고 해석하거나 공부를 여유 있게 해도 문제없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?
이처럼 질문자의 실제 역량과 카드의 의미가 어느 정도의 괴리를 보이는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. (23쪽)
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했다. 이처럼 질문자 또는 해당 코트 카드가 어떤 기준(상황에 맞는 태도/기량/기반)을 만족/불만족시켜 긍정/부정적인 영향을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 코트 카드 해석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, 나아가 세상 만물이 각자의 격에 맞게 살아간다는 이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.
이 책에서는 이 모든 내용을 다루려 했으나, 지면의 한계로 일부 생략한 부분이 있다. 이 점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.
다시금 강조하나, 코트 카드 16장은 질문자의 역량이 각 카드가 의미하는 수준/경지와 맞아떨어지는지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. (12쪽)
Pw의 긍정적인 면은 기존 체제에 안주하는 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존재로 드러난다. 일례로 전성기의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던 빌 게이츠의 인터뷰를 들 수 있다. 그는 1998년 한 칼럼니스트에게 ‘지금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가?’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, ‘지금 이 시간 누군가 창고에 처박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가장 두렵다. 그것이 내게는 가장 큰 악몽이다’라고 답했다.
경쟁사나 경쟁자를 언급하리라는 예상과 달리,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날 경쟁자들을 두려워하던 빌 게이츠의 예견은 1998년 세리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라는 20대 젊은이들이 창립한 ‘구글’로 현실화했다. (20쪽)
그러나 이를 다루지 않은 탓에 많은 해석자가 코트 카드 속 계급이 지닌 실제 의미를 상황에 맞춰 적용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익히지 못하고 해석에 어려움을 느껴왔다는 것은 타로카드 연구자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.
일반적으로 각 코트 카드의 계급에 따라 의미를 나누어 설명할 때는 소년–청년–중년–장년, 입문자–실무자-관리자-대표자 등으로 묘사한다. 이는 아직까지 보편적인 인식으로 볼 수 있으나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는 사안을 해설하기에는 해석자의 역량이 과하게 요구되며, 이 때문에 타로카드의 학습·해석에 난항을 겪고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.
이런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‘격Tier’의 개념을 활용해보도록 권하려 한다. 특히 이는 ‘자신이 잘 알고 있거나 전공 수준의 지식을 지닌’ 분야일수록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, 비교적 약자인 이들이 강자에게 어떻게 항거하거나 반대로 강자가 약자를 어떻게 지배하려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. (446쪽)
19세기에 들어 계급에 따른 격차가 사라져갔고, 교육과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여 성장할 수 있는지 각각의 입장과 이야기를 이해하면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보면서 라이더-웨이트 덱의 코트 카드는 새 시대에 맞게 기존의 덱과 다른 의미를 담으려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. 당시 낭만주의 기조는 그런 노력과 교육과 방황이 모두 사람으로서의 완성과 관련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. (447-448쪽)